누가 악마인가, 누가 신인가곡성을 다시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먹먹하다. 처음 볼 땐 그냥 무서운 영화라고 생각했는데, 두 번째부터는 점점 슬퍼진다. 귀신보다 무서운 건, 사람의 ‘의심’이었다. 이 영화는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를 끝까지 알려주지 않는다. 그 모호함이 너무 현실 같았다.경찰 종구(곽도원)는 평범한 아버지다. 밤낮으로 사건을 쫓지만, 늘 지쳐 있다. 그의 마을에 이상한 병이 퍼지기 시작한다. 사람들이 이유 없이 미쳐가고, 가족을 공격한다. 모두가 한 사람을 의심한다 — 산속의 일본인(쿠니무라 준).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, 카메라로 사람을 찍는다. 시체 곁에서 고기 썰 듯 동물을 다루는 그 장면. 누구라도 무섭지 않겠나. 그런데 영화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. ‘진짜 악은 그를 믿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