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서론인장은 단순한 도장이 아니다. 그것은 권위의 표식이자, 세계를 통제하려는 인간의 오래된 욕망의 기호다. 오컬트의 세계에서 인장(sigillum)은 ‘봉인과 개방’을 동시에 의미한다. 어떤 인장은 악령의 출입을 막기 위해, 또 다른 인장은 신성한 존재를 불러내기 위해 그려졌다. 형태는 단순한 기호 같지만, 그 구조 속에는 ‘세계의 질서’를 응축한 수학과 상징이 숨어 있다. 라틴어 sigillum 은 “작은 표식”을 뜻하지만, 그것이 찍히는 순간 그 표식은 ‘현실을 고정하는 힘’을 갖는다. 인장은 말하자면, 눈에 보이지 않는 질서를 시각화한 문장(紋章)이다. 봉인은 보호를 위한 것이지만, 동시에 ‘닫힘’의 행위이기도 하다. 따라서 인장은 언제나 통제와 해방의 경계에 서 있다.인장의 기원 — 신과 인간 사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