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서론돌은 인간 문명의 가장 오래된 문자였다. 금속 이전의 시대, 인간은 말을 새길 수 없었기에 돌을 세웠다. 그 돌은 기호 이전의 기호, 언어 이전의 언어였다. 고대의 거석문화, 즉 메갈리스(Megalith)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‘자연의 언어를 해석하려는 시도’였다. 지질학적으로 돌은 시간의 압축체다. 각 층은 수백만 년의 지구적 사건을 기록하고, 그 내부의 결정 구조는 중력과 온도의 질서를 반영한다. 그러나 고대인은 돌을 단순한 물질로 보지 않았다. 그들은 그 안에서 ‘신의 질서’를 읽었다. 따라서 돌기둥과 석비, 원형 석조 구조물은 신학과 지질이 만나는 경계의 산물이었다. 이 글은 돌의 형상 속에 내재한 기하학적 사고와 종교적 감각의 기원을 탐구한다.1. 돌의 직립 — 인간과 지구의 첫 대화거석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