안개, 그 이상한 감정사일런트 힐을 다시 봤다. 예전에 봤을 때는 그냥 괴물 나오는 공포 영화로만 기억했는데, 이번엔 좀 달랐다. 영화보다 그 공기, 그 안개가 더 오래 남았다.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. 숨 막히는 것도 아닌데 계속 눌려 있는 느낌. 그 도시의 소리도 이상하다. 종소리가 멀리서 울리는데, 공간이 무한히 늘어나는 것 같달까. 가끔 현실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다. 아무 일도 없는데 갑자기 공기가 이상하게 바뀌는 때. 그때마다 나는 이 영화 생각이 난다.무속에서 안개는 경계라고 한다.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경계, 현실과 비현실의 틈. 그 말이 진짜인 것 같다. 사일런트 힐은 귀신보다 그 ‘틈’ 자체가 더 무섭다. 주인공이 딸을 찾으러 들어가지만, 보다 보면 그게 딸 때문인지 자기 자신 때..